탐욕, 금, 그리고 인류 역사 속 불안정의 소용돌이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금은 언제나 권력과 부, 그리고 자산의 안전을 상징해 왔다. 사회가 안정될 때 금은 장신구이자 축적된 재산이다. 사회가 불안해질 때 금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신뢰의 피난처가 된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인간의 탐욕은 가장 강하게 고개를 든다. 투기와 사재기, 경쟁의 물결이 일어나 금 가격을 밀어 올리고, 동시에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킨다.

베트남의 옛사람들은 탐하면 망한다고 경고했다. 부처 또한 탐욕이 고통을 낳는 세 가지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가르쳤다. 이러한 가르침을 역사 속 금과 관련된 격변에 비추어 보면 반복되는 하나의 흐름이 보인다. 금이 집단적 탐욕의 대상이 되는 곳에서는 머지않아 혼란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신대륙의 금이 유럽을 뒤흔들다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뒤 스페인 제국은 막대한 양의 금과 은을 유럽으로 실어 날랐다. 처음에는 이 부가 제국에 내려진 축복처럼 여겨졌다. 가득 찬 국고는 왕실이 전쟁을 벌이고, 궁전을 짓고, 원정을 후원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귀금속이 경제에 유입되면서 광범위한 물가 상승이 발생했다. 이 시기는 역사에서 가격 혁명으로 불린다. 화폐 가치는 하락했고 생활비는 급격히 상승했으며 노동자와 농민들은 궁핍에 빠졌다. 왕실과 귀족의 부유함은 대다수 민중의 빈곤과 동시에 진행되었다.

여기서의 탐욕은 개인이 아니라 제국의 탐욕이었다. 식민지에서 부를 끌어내려는 욕망은 장기간의 통화 충격을 초래했다. 베트남 속담에 그릇을 잡으려다 상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스페인은 금을 손에 넣었지만 장기적인 경제 기반을 잃고 결국 국제적 영향력이 약화되었다.

부처는 탐욕에서 비롯된 행위는 결국 고통을 낳는다고 설했다. 이 경우 그 결과는 신비로운 형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빈곤, 사회 불안으로 나타났다.

골드러시와 벼락부자의 꿈에 드리운 그림자

19세기에는 캘리포니아, 호주, 클론다이크에서 대규모 골드러시가 일어났다. 새로운 금광 발견 소식은 들불처럼 퍼져 나갔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농지와 가족을 뒤로한 채 하룻밤에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산과 강을 넘었다.

금광 주변에는 순식간에 마을이 생겨났다. 술집과 도박장, 유흥업소는 학교나 병원보다 빠르게 늘어났다. 법의 통제는 약했고 폭력과 강도 사건이 빈번했다.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고 많은 전통 공동체가 파괴되었다.

금은 일부에게 부를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범죄와 질병, 지역 사회의 붕괴를 가져왔다. 금이 고갈되자 많은 마을은 유령 도시로 변했고, 그곳에는 무너진 삶과 미완의 이야기만이 남았다.

예로부터 땅에서 빼앗은 것은 결국 땅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골드러시는 이 교훈을 분명히 보여 준다. 단기적 탐욕만을 위해 자원을 채굴하면 장기적인 사회적, 환경적 상처가 남는다. 부처는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으며 쫓을수록 더 지친다고 가르쳤다. 금을 찾아 떠났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 가르침을 생생히 보여 준다.

20세기 세계 통화 충격과 금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금은 단순한 귀금속을 넘어 국제 통화 체제의 기둥이 되었다. 많은 통화가 금에 연동되었고 이는 안정과 규율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전쟁과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서 각국 정부는 금을 제약으로 보기 시작했다.

1971년 미국은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 주는 제도를 중단했다. 이 결정은 완전한 불환 화폐 시대를 열었다. 처음에는 정책의 유연성을 높이는 수단이었지만 이후 10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 주었다.

물가가 오르고 종이화폐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자 투자자와 일반 시민들은 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금 가격은 급등했고 통화 체제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을 반영했다. 금은 불안정의 지표가 되었다.

베트남의 지혜에는 돈이 집에 들어오는 것은 빈집에 바람이 드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종이화폐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저축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낀다. 재산을 지키려는 마음이 금으로 향하지만, 그 움직임 자체가 금융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부처는 모든 것은 무상하다고 설했다. 견고해 보이던 통화 제도에 대한 신뢰도 단 하나의 정치적 결정으로 바뀔 수 있다. 어떤 형태의 부든 절대적으로 집착하면 고통의 씨앗이 된다.

현대의 위기 속 금의 역할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이후의 팬데믹 시기에도 금은 다시 한번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보여 주었다. 은행이 무너지고 주식시장이 폭락하며 경제가 멈추자 자금은 대거 귀금속으로 이동했다.

이 현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정당한 방어 본능의 표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군중 심리와 투기를 부추긴다. 많은 사람들이 장기적 보존이 아니라 단기 이익을 위해 금을 산다. 가격이 오를수록 탐욕도 커지고 자기 강화의 순환이 만들어진다.

금으로 흘러가는 자본은 생산 부문에서 빠져나가는 자본이기도 하다.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투자가 둔화되며 경기 회복은 약해진다. 개인이 안전을 찾는 행동이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나무 한 그루로는 산을 이루지 못하지만 여러 그루가 모이면 산이 된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자기 자신만 지키려 한다면 사회는 위기를 극복할 집단적 힘을 만들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이는 탐욕도 전체 차원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중앙은행들까지 금을 찾을 때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이는 하나의 기축 통화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

어느 정도까지는 합리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여러 나라가 동시에 금을 사들이면 가격은 더욱 상승한다. 시장은 이를 세계적 불안의 신호로 해석하고 방어적 심리는 더욱 강해진다.

이렇게 해서 피드백의 고리가 형성된다. 불안정이 금 매입을 촉진하고, 대규모 금 매입은 불안정의 신호로 받아들여져 시장을 더욱 민감하게 만든다. 금은 두려움을 반영할 뿐 아니라 두려움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옛 지혜는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마찬가지다. 신뢰가 강하면 자금은 원활히 흐른다. 신뢰가 흔들리면 금이 오르고 불안정의 파도가 뒤따른다.

금 가격 상승과 사회적 파장

금 가격의 급등은 금융 시장을 넘어서는 영향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많은 나라에서 사람들은 금을 사기 위해 몰려들고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면서 금융 시스템에 압력을 가한다. 이미 금을 보유한 사람은 이익을 얻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의 타격을 받아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

소규모 금 채굴이 이루어지는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이 무분별한 채굴을 부추겨 환경 오염과 산사태, 토지와 자원을 둘러싼 갈등을 낳는다. 가치 저장 수단이었던 금이 파괴와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부처는 갈애가 집착을 낳고 집착이 고통을 낳는다고 가르쳤다. 사회가 금을 궁극적 안전으로 과도하게 여길수록 사람들은 끊임없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며 상실을 두려워하게 된다. 마음의 평안은 물질적 안심과 맞바뀌지만 그 안심은 매우 취약하다.

역사에서 얻는 교훈과 오늘을 위한 메시지

역사 속 금 가격 급등기를 돌아보면 공통된 한 가지가 드러난다. 금은 신뢰가 가장 어두워진 시기에 가장 밝게 빛난다. 이익 추구이든 자산 방어이든 탐욕은 균형과 지혜가 없다면 불안정을 증폭시킬 수 있다.

베트남 전통은 만족할 줄 아는 삶을 강조한다. 부처는 쾌락과 고행의 극단을 피하는 중도의 길을 설했다. 이를 금의 문제에 적용하면 진정한 안정의 기반은 균형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금은 금융과 개인 자산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집단적 집착이 되면 사회는 불안의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있다.

역사는 금 자체를 비난하지도, 절대적으로 찬양하지도 않는다. 세대를 거쳐 경고되어 온 것은 통제되지 않은 탐욕이다. 탐욕이 앞서면 금은 안전의 상징에서 분열과 불안의 촉매로 바뀔 수 있다.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오늘날, 이 교훈은 여전히 깊은 의미를 지닌다. 열풍 속에서도 냉정을 유지하고 장기적 가치에 대한 신뢰를 키우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역사가 반복해서 보여 준 불안정의 소용돌이를 피하는 가장 나은 길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