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소년과 친구들을 부르는 종

개울가의 종

들판과 푸른 숲 사이에 자리한 작은 마을에 티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티는 재빠르고 활발했으며, 언제나 모든 일을 혼자 해내고 싶어 했습니다.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거나, 집 앞의 울타리를 고치거나, 마을 사람들 중 누구도 모르는 지름길을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티에게는 어머니가 늘 주의를 주어야 하는 습관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일을 만나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머니가 물으면 티는 늘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모두 티를 정말 칭찬할 만한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라면서 티는 점점 더 성급해졌습니다. 친구들이 도랑을 건널 나무다리를 함께 만들자고 했을 때, 티는 친구들이 느리게 일한다고 생각하고는 가 버렸습니다. 목수 아저씨가 튼튼한 상자를 만드는 법을 알려 주겠다고 했을 때도, 티는 자신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티는 혼자서 노력하기만 하면 어떤 일이든 끝낼 수 있다고 늘 믿었습니다.

어느 장마철 초입의 날, 어머니를 도와 채소를 시장에 가져다준 뒤 티는 숲 가장자리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개울가의 커다란 고목 아래에서 티는 낙엽 더미 사이로 반짝이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티가 몸을 숙여 주워 보니,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청동 종이었습니다. 종 몸체에는 화려한 무늬가 없었고, 낡은 파란 끈 하나만 달려 있었습니다.

티는 종을 흔들어 보았습니다. 맑은 소리가 울려 퍼져 나무 사이로 번진 뒤 깊은 숲 쪽에서 메아리쳤습니다. 이상하게도 종소리가 난 직후, 갈색 다람쥐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서 뛰어 내려왔고,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바위 위에 앉았으며, 우편배달부 아저씨의 검은 개도 멀리 있는 길에서 달려왔습니다.

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종을 다시 흔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풀숲에서 토끼 몇 마리가 걸어 나왔고, 근처를 날고 있던 나비 떼도 팔랑거리며 모여들었습니다. 그 종은 누구도 겁먹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소리를 들은 동물들이 모두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찾아오고 싶어 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정말 멋진데!” 티가 외쳤습니다. “이제부터는 언제든 모두를 부를 수 있겠어.”

큰비와 다급한 부름

그날 오후, 먹구름이 아주 빠르게 몰려왔습니다. 바람이 들판을 세차게 가로질렀고, 나뭇잎들이 땅 위에서 빙글빙글 휘말렸습니다. 마을에 도착하기도 전에 티는 지붕과 나뭇가지 위로 빗방울이 빽빽하게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티는 더 빠르게 달렸지만, 개울에 이르자 멈춰 서야 했습니다.

평소에는 몇 걸음 너비에 불과했던 개울이 이제는 물이 크게 불어나 있었습니다. 흙탕물이 세차게 소용돌이치며 흐르고, 나뭇가지와 낙엽 덩어리들을 휩쓸어 가고 있었습니다. 양쪽 둑을 잇던 작은 나무다리는 물살에 밀려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티는 건너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많은 사람을 부르면 분명 누군가는 방법을 생각해 낼 거야.” 티는 혼잣말했습니다.

티는 종을 연달아 흔들었습니다. 종소리가 숲 전체에 울려 퍼졌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의 친구들이 목수 아저씨, 우편배달부 아저씨,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던 몇몇 어른들과 함께 달려왔습니다. 동물들도 차례로 나타났습니다. 검은 개는 둑가에 서서 짖었고, 새 떼는 낮은 나뭇가지 위를 빙빙 날았으며, 다람쥐 몇 마리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살을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일이야?” 티의 가장 친한 친구 란이 물었습니다.

티는 다리 쪽을 가리켰습니다. “다리가 곧 떠내려갈 거야. 당장 고쳐야 해!”

목수 아저씨는 물살을 살펴본 뒤 말했습니다. “지금은 다리를 고칠 수 없어. 물이 너무 세게 흐르고 있거든. 우선 개울을 건널 수 있는 더 안전한 다른 곳을 찾아야 해.”

티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계속 기다리면 물이 더 불어날 거예요. 저에게 이 종이 있고, 모두가 충분히 왔잖아요. 그냥 지금 바로 시작해요!”

아무도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티는 큰 나뭇가지를 주워 둑 쪽으로 끌어가려 했습니다. 나뭇가지는 너무 무거워서 티는 발이 미끄러지며 진흙탕에 넘어졌습니다. 란과 친구들이 달려와 티를 일으켜 세웠지만, 티는 모두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내가 할 수 있어.” 티가 말했습니다. 두 팔은 이미 몹시 지쳐 있었지만 말입니다.

저마다 다른 능력

바로 그때, 큰 소리가 울렸습니다. 개울 가까이의 둑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물이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모두가 황급히 뒤로 물러났습니다. 티는 물살을 바라보다가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종이 사람들을 불러올 수는 있었지만, 종 혼자서 개울을 잔잔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란이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티, 너는 함께 해결하자고 우리를 부른 거잖아. 그러니까 모두의 의견을 들어 보자.”

티는 말없이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는 목수 아저씨와 우편배달부 아저씨, 친구들, 그리고 주위에 서 있는 동물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모두 흠뻑 젖어 있었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티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목수 아저씨는 흙더미 위에 천을 펼치고 막대 끝으로 간단한 지도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상류 쪽에 넓은 자갈밭이 있으며, 그곳에서는 물살이 두 갈래의 작은 물줄기로 나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모두가 대나무 숲을 돌아가면 그곳에 도착해 더 안전하게 개울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숲속 오솔길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른들을 앞에서 이끌며 긴 지팡이로 깊은 진흙 웅덩이를 더듬어 확인했습니다. 란과 어린 친구들은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길을 표시했습니다. 검은 개는 주변을 뛰어다니며 흙 냄새를 맡다가 미끄러운 길을 발견할 때마다 크게 짖었습니다. 새 떼는 위에서 날아가며 갈림길이 보일 때마다 이따금 짹짹 울었습니다.

티는 더 이상 모든 일을 혼자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맨 뒤에서 종을 들고 걸었지만, 앞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계속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야 할 때에만 종을 흔들었습니다. 종소리는 하나하나 짧고 분명했으며, 처음처럼 다급하지 않았습니다.

얼마쯤 걸었을 때, 일행은 길을 가로막은 쓰러진 나무 한 그루를 만났습니다. 목수 아저씨는 아래에 진흙 구덩이가 있으니 나무를 타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어른들은 힘을 합쳐 나무를 한쪽으로 밀어냈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돌을 주워 움푹 꺼진 땅을 메웠습니다. 티는 옆에 긴 덩굴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나뭇가지에 묶어 모두가 잡고 지나갈 수 있는 손잡이로 만들었습니다.

“이건 제가 할 수 있어요.” 티가 말한 뒤 란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네가 줄 끝을 잡아 줘야 해.”

란이 미소 지었습니다. “그럴게.”

믿음의 다리로 개울을 건너다

자갈밭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이곳의 개울도 여전히 세차게 흐르고 있었지만 두 갈래의 더 얕은 물줄기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목수 아저씨는 단단한 돌들을 골라 한 줄로 늘어놓아 사람들이 밟고 건널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천천히 걷고, 돌 표면의 가운데에 발을 정확히 디디며, 서로 밀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티는 둑의 시작점에 서서 종을 한 번 흔들었습니다. 란은 자갈밭 한가운데에서 다시 한 번 종을 흔들었습니다.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맞은편 둑에서 세 번째 종소리를 울렸습니다. 덕분에 숲속에 빗소리가 여전히 세차게 쏟아지고 있어도 모두가 서로의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검은 개가 먼저 건너갔습니다. 개는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나아간 뒤 고개를 돌려 크게 짖었습니다. 안전한 길이라는 것을 알려 주려는 듯했습니다. 그다음 어린 친구들이 차례로 서로의 손을 잡고 건넜습니다. 한 친구가 발을 미끄러뜨렸을 때, 티는 즉시 손을 내밀어 친구가 중심을 잡도록 끌어 주었습니다. 이제 티는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렇게 물었습니다. “내가 도와줄까?”

마침내 모두가 맞은편 둑으로 건너갔습니다. 그곳에서 조금 더 걸은 뒤, 일행은 더 높은 길을 따라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은 등불을 밝혀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티의 어머니는 기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달려 나와 아들을 꼭 안았습니다.

티는 종을 주운 순간부터 모두가 자갈밭을 찾아낸 순간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이 성급하게 행동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뻔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티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목수 아저씨는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을 줄 아는 것만 해도 좋은 일이란다. 그들의 말을 들을 줄 아는 것은 더욱 좋은 일이지. 종은 그저 소리를 만들어 낼 뿐이고, 그 소리를 도움으로 바꾸는 것은 바로 사람들이란다.”

제때 올바르게 사용된 종

다음 날 아침, 비가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함께 개울을 살펴보고 안전한 곳에 임시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티도 함께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사람의 일을 빼앗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목수 아저씨에게서 줄 묶는 법을 배웠고, 우편배달부 아저씨에게서 물살을 관찰하는 법을 배웠으며, 란에게서 차례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작은 종은 마을 공동 회관에 걸어 두었습니다. 누군가 길을 잃었을 때, 위험을 발견했을 때, 또는 모두의 도움이 필요할 때처럼 정말로 마을 전체에 알려야 할 일이 있을 때만 종을 울리기로 모두가 약속했습니다. 티는 그 종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열쇠를 보관하는 일을 맡았지만, 어머니의 말을 늘 기억했습니다. 귀중한 물건의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특별한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티는 여전히 재빠르고 탐험을 좋아하는 소년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어려운 일을 앞두고도 더 이상 서둘러 혼자 달려가지 않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사람들의 의견을 물은 뒤 함께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종소리가 울리면 티는 언제나 가장 먼저 달려갔습니다.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가장 좋은 종소리란 가장 멀리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좋은 종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서로 가까이 불러 모으는 종소리였습니다.